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오랫동안 해 온 우주 투자의 성적 일부가 드디어 공개됐다. 우주 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서, 장외 시장에 가려 있던 대규모 지분 가치가 공시로 처음 드러난 것이다. 기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를 보여 주는 13F 보고서에서 확인된 이 지분은 시장 예상보다 훨씬 커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 기업에 대한 투자로는 보기 드문 규모라 알파벳의 투자 안목을 보여 주는 동시에 시장에 새로운 긴장도 불러왔다.

알파벳의 스페이스X 10년 투자 성과 공개

스페이스X가 2026년 6월 12일 상장하면서 알파벳이 지난 10년 동안 스페이스X에 투자한 규모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2026년 2분기 13F 보고서를 보면 알파벳은 스페이스X 지분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고, 그 가치는 매체와 분석 기관에 따라 941억 달러, 940억 달러, 941억 7,600만 달러, 941억 8,000만 달러, 942억 달러 등으로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 정확한 평가액은 출처마다 엇갈리지만 대략 941억 달러 안팎이라는 점은 같다.

이 지분은 알파벳의 13F 공시 포트폴리오 전체에서 95.05퍼센트를 차지한다. 10년 전 먼저 들어간 모험 자본 투자가 지금은 알파벳 투자 포트폴리오를 거의 다 채울 만큼 불어난 셈이다. 우주 산업의 성장성을 믿고 오래 들고 있던 투자가 상장 자산이라는 형태로 성과를 확인받았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2026년 2분기 13F 보고서를 통해 941억 달러 규모의 스페이스X 지분을 공개했다.

스페이스X 지분의 락업 구조와 유동성 제한

알파벳이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 가치가 941억 달러 수준이라 해도 바로 팔아서 현금으로 바꿀 수는 없다. 상장 직후 시장 충격을 막기 위한 보호예수(락업) 규정 때문이다. 지분 대부분은 지금 매각이 엄격히 제한돼 있어 알파벳의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전체 지분 가운데 약 800억 달러어치가 상장 후 단기 보호예수에 묶여 있다. 여기에 2027년 3분기까지 팔 수 없는 장기 보호예수 물량도 약 141억 달러에 이른다. 알파벳이 스페이스X 투자금을 모두 회수해 다른 신사업에 다시 투자하거나 주주환원에 쓰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941억 달러의 지분 중 대부분은 상장 이후 보호예수 제한에 묶여 즉시 현금화할 수 없다.

알파벳 13F 보고서 내 주요 보유 종목

알파벳은 스페이스X 말고도 우주 항공과 차세대 반도체 분야 혁신 기업의 주식을 꾸준히 사 모았다. 우주 데이터 기업 플래닛 랩스 주식 3524만 8,893주를 보유한 것이 대표적이다. 발사체뿐 아니라 위성 데이터와 지구 관측 분야에도 폭넓게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인공위성 통신 기업 에이에스티 스페이스모바일 주식 894만 3,486주, 세계적인 거래소 그룹 시엠이 그룹 주식 348만 4,020주,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자산 분야의 강자 암 홀딩스 주식 196만 784주를 갖고 있다. 다만 그동안 구글의 투자 종목으로 거론되던 레볼루션 메디신스, 프레시웍스, 파라빌리스 메디신스, 템퍼스 AI, 깃랩 등이 이번 2026년 2분기 13F 보고서에 들어 있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알파벳은 스페이스X 외에도 우주 항공 및 반도체 분야 주요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공시 및 유동성 포인트

개인 투자자가 이번 공시를 볼 때 가장 조심할 점은 13F 보고서의 구조적 한계다. 13F 공시는 미국 규제 당국에 등록된 상장 증권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비공개 벤처 투자나 장외 거래 같은 알파벳의 투자 활동이 모두 담겨 있지는 않다. 이번에 드러난 포트폴리오를 알파벳 투자 자산의 전부로 단정하지 말고, 공개되지 않은 비상장 자산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941억 달러라는 큰 숫자만 보고 알파벳의 단기 실적 개선이나 배당 확대를 서둘러 기대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지분 대부분이 단기·장기 보호예수에 묶여 있으니 실제 자금 유입은 보호예수가 풀린 뒤에야 가시화될 것이다. 앞으로 락업이 해제될 때마다 나올 매각 물량과 그에 따른 우주 항공 시장의 변동성을 지켜보면서 포트폴리오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