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니까 직구"라는 공식이 흔들린다. 2026년 이커머스 시장에서 실제로 바뀌고 있는 것을 숫자와 함께 정리했다.

1. 직구, 14분기 만의 감소

가장 뚜렷한 변화는 해외 직접구매 시장에서 나왔다.

항목 수치
2026년 2분기 해외 직접구매액 2조 1,166억 원
전년 동기 대비 -2.7%
의미 14분기 만에 첫 감소 전환

2026년 2분기 해외 직접구매액 통계 타일. 2조 1,166억 원, 전년 동기 대비 -2.7%, 14분기 만의 첫 감소 전환.

3년 반 동안 한 번도 꺾이지 않던 지표가 돌아섰다. 원인은 두 가지로 꼽힌다.

  • 고환율: 직구의 가장 큰 무기인 가격 경쟁력을 환율이 깎아 먹는다. 배송비와 관세까지 더하면 국내 최저가와 차이가 없어지는 구간이 늘었다.
  • 중국 직구 수요 감소: 초저가로 시장을 흔들던 C커머스가 더는 새롭지 않다. 품질 편차와 배송 지연을 겪은 소비자가 쌓인 결과다.

2. 그런데 C커머스는 여전히 강하다

직구 총액이 줄어드는데도 알리·테무 등 C커머스는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이용률 2위에 올랐다.

두 사실을 같이 놓으면 객단가는 낮아지고 이용 빈도는 높아지는 방향이 보인다. 고가 상품은 국내에서 사고, 저가 소모품은 C커머스에서 자주 사는 소비 패턴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경쟁의 축이 '가격'에서 '신뢰'로

업계가 공통으로 꼽는 2026년의 화두는 신뢰다. 성장률보다 신뢰를 두고 경쟁하는 쪽으로 축이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계기는 쿠팡 사태다. 그 뒤로 개인정보 보호가 이커머스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됐다. 가격이 비슷하면 내 정보를 맡겨도 되는 곳을 고르겠다는 소비자가 늘었다.

플랫폼에게 개인정보 보호는 비용 항목이었는데 이제는 마케팅 메시지가 됐다. 소비자라면 결제 수단 등록 범위, 로그인 이력 확인, 2단계 인증 설정을 한 번쯤 점검해볼 때다.

4. 이마트 × 쿠팡이츠 — '적과의 동침'

8월 초 소식 중 가장 흥미로운 건 이마트가 경쟁사인 쿠팡의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와 손잡고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한 일이다.

자체 즉시배송은 그대로 두고 외부 플랫폼까지 판매 채널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채널 배타성을 지키기보다 주문이 발생하는 곳에 재고를 붙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에게는 그냥 이득이다. 이마트 상품을 쿠팡이츠에서도 주문할 수 있게 되면서 즉시배송 선택지가 늘었다.

5. B2B에서 보이는 신호

알리바바닷컴이 발표한 7월 한국 B2B 구매 트렌드를 보면, 구매 규모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포장·인쇄, 산업 기계, 전자부품·액세서리·통신, 전기 설비·용품, 상업용 설비·기계 등 생산과 사업 운영에 쓰이는 분야가 다수였다.

소비재 직구는 주춤해도 사업용 자재 조달 채널로서의 크로스보더 거래는 계속 늘고 있다. 조달 단가를 낮추려는 소상공인·제조업 수요가 이쪽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정리 — 소비자 체크리스트

  1. 직구 전 총액 계산을 다시 하라. 환율·배송비·관세를 더한 뒤 국내 최저가와 비교한다. 예전 감각은 지금 안 맞는다.
  2. 저가 소모품과 고가 상품의 채널을 분리하라. C커머스의 강점은 이제 분명히 저가 반복 구매 쪽이다.
  3. 개인정보 설정을 점검하라. 안 쓰는 쇼핑 앱의 결제 수단부터 지우는 게 가장 효과가 크다.
  4. 퀵커머스 선택지를 다시 확인하라. 플랫폼끼리 제휴하면서 같은 상품의 배송 옵션이 늘어난 경우가 많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