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49포인트(1.79%) 내린 6,788.88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1조 7,56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반도체 대형주가 낙폭을 키웠다. 그런데 하루치 등락만 보면 이 시장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같은 지수가 6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보다 27% 넘게 낮으면서, 1년 전보다는 두 배 넘게 높기 때문이다. 숫자 하나가 폭락으로도 폭등으로도 읽힌다. 그 사이에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리한다.

8월 28일에 벌어진 일

코스피는 123.49포인트 내린 6,788.88, 코스닥은 0.76포인트(0.09%) 오른 838.41에 마감했다. 지수를 누른 주체는 뚜렷하다. 외국인이 1조 7,564억원, 기관이 2,840억원을 순매도했다.

낙폭은 반도체가 만들었다. 삼성전자가 3.38%, SK하이닉스가 4.45% 떨어졌다. 한국경제는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가 이미 국내 증시에 반영돼 있었다는 해석이다.

디지털타임스는 여기에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 미국의 관세 정책 우려, 잭슨홀 미팅을 앞둔 경계감을 함께 꼽았다. 하루의 하락을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8월 28일 코스피 도표

고점은 두 달 전이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기준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는 6월에 기록한 9,385.59다. 8월 28일 종가 6,788.88은 그보다 27.7% 낮다. 지금 지수는 조정 국면의 한가운데에 있다.

6월의 진폭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장중 최저 7,394.46에서 최고 9,385.59까지, 한 달 동안 1,991.13포인트를 오르내렸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6월 24일 장중 97.78까지 올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다.

그리고 7월에 22% 내렸다. 블룸버그는 7월 말 지수가 고점 대비 30% 아래에서 끝났다고 정리했다. 8월 들어 다시 올라 최근 한 달 상승률은 19.88%이고, 1년 전과 비교하면 113.08% 높다.

같은 지수가 두 달 사이에 폭락과 반등을 모두 겪었다. 하루 등락률을 앞세우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6월 장중 변동폭과 8월 28일 종가 도표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샀다

올해 이 시장을 움직인 쪽은 개인이었다. 한국거래소 집계로 개인은 연초부터 7월 31일까지 201조 8,50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조 1,600억원의 15배가 넘는다.

외국인은 정반대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약 152조 1,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수가 1년 새 두 배가 되는 동안 외국인은 계속 팔았고, 그 물량을 개인이 받았다는 뜻이다.

다만 코스피 한정 개인 순매수 규모는 출처마다 다르다. 서울경제는 104조 5,500억원, 블룸버그는 94조 2,000억원으로 적었다. 같은 기간, 같은 시장을 말하면서 10조원 넘게 벌어진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이 글에서 판단하지 않고, 차이가 있다는 사실만 남긴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 (1월~7월) 도표

빚으로 산 물량은 먼저 정리된다

상승장의 연료 가운데 하나는 빚이었다. 신용융자 잔고는 1월 초 약 27조원에서 6월 말 38조 6,000억원까지 늘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활동 계좌 수는 7월 기준 1억 1,080만 개로, 인구의 두 배를 넘어섰다.

레버리지는 내릴 때 먼저 정리된다. 6월 한 달 반대매매 금액은 1조 1,228억원으로 월 기준 1조원을 처음 넘겼다. 5월 7,076억원보다 58.6% 많다. 일평균으로도 534억 7,000만원으로 전월 대비 36.0% 늘었다.

예탁금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연초 약 90조원에서 5~6월 135조원 이상까지 불었다가 고점을 지나며 빠르게 줄었다. 지수가 내리기 시작하면 담보를 채우지 못한 물량이 시장가로 나오고, 그 매도가 다시 지수를 누른다.

레버리지가 쌓이고 정리된 순서 도표

그래서 무엇을 볼 것인가

하루 등락률은 지금 이 시장에서 담고 있는 정보가 적다. 6월 이후 코스피는 한 달 단위로 20% 넘게 오르내렸다. 1.79% 하락은 그 진폭 안에서는 평범한 하루에 가깝다.

대신 매일 확인할 만한 것은 레버리지 쪽 숫자다. 신용융자 잔고와 반대매매 금액은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가 매일 공표한다. 6월 고점과 7월 급락 사이에서 이 둘은 지수보다 먼저 방향을 바꿨다.

그리고 숫자를 볼 때는 출처를 함께 보는 편이 낫다. 이 글 한 편에서만도 개인 순매수라는 한 항목이 매체에 따라 10조원 넘게 갈렸다. 어느 기간, 어느 시장을 센 숫자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같은 지표로 반대 결론이 나온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