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제시하는 일관된 유행이나 보편적인 기준을 따르기보다 개인의 고유한 가치관과 기준에 집중하는 소비 형태가 뚜렷해지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은 지출을 무조건 줄이기보다 자신에게 최적화된 분야에 선택적으로 비용을 투입한다. 경험 중심의 여행 시장부터 프리미엄과 초저가로 분화하는 외식업, 2030세대가 주도하는 건강 소비에 이르기까지 시장 전반에서 새로운 기준에 맞춘 변화가 포착된다.
보편적 기준을 넘어 자신만의 기준을 찾는 영점소비
남들의 시선이나 사회적 성공 방식에 맞추어 소비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스스로 정한 기준점인 영점을 기준으로 지출하는 영점소비가 시장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경제적 여건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원하는 욕구를 완전히 포기하는 대신 나만의 가치 판단에 맞춰 지출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러한 움직임은 남들보다 더 뛰어난 선택을 찾는 대신 나에게 더 잘 맞고 유용한 선택을 지향하는 마이파이 현상과 긴밀하게 이어져 있다. 남들이 선호하는 인기 브랜드나 정형화된 제품을 따라 사기보다 자신의 생활 패턴과 취향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에 부합하는 상품에 시간과 자원을 집중하는 소비 패턴이 점차 정착하고 있다.
취향에 따라 선택적으로 지출하는 여행 시장
여행 시장에서도 경비를 조건 없이 아끼는 단순 절약형 형태보다 개인의 가치관과 목적에 맞춘 경험에 지출을 아끼지 않는 가치 소비가 상례화되는 모습이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의 80퍼센트는 내년 해외여행을 올해와 동일하거나 더 늘려서 떠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항공권 지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3퍼센트가 올해와 같거나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겠다고 답했으며 숙박비 역시 68퍼센트가 동일하거나 늘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지 한정 상품을 구하러 가는 굿즈 순례나 운동과 휴양을 병행하는 짐케이션, 디지털 기기와 거리를 두는 로그아웃 트립처럼 다변화된 경험 소비가 늘고 있다. 여행객들은 단순 방문이나 비용 절감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활동을 중심으로 여행 구성을 변경하고 있다.

프리미엄과 초저가로 갈라지는 소비 양극화
시장 전체의 허리층이 얇아지고 고가의 프리미엄 소비와 실속 위주의 초저가 소비로 양극화가 가속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게 관찰되며 스시 오마카세의 경우 4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예약 성장률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건수를 지속해서 경신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입문자를 타깃으로 삼아 가격 문턱을 낮춘 가성비 매장이 세를 확장하는 동시에 다른 쪽에서는 특화된 경험과 고급 재료를 앞세운 하이엔드 매장이 동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간 형태의 어정정한 상품보다는 확실한 저가나 확실한 고가 경험을 선호하는 시장 요구에 따라 외식업체의 전략도 이원화되는 양상이다.
2030세대가 주도하는 제로 식품 시장의 확대
건강 관리와 즐거움을 함께 챙기려는 젊은 층의 습관이 정착하면서 제로 식품 시장이 꾸준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1년간 연 1회 이상 제로 식품을 구매한 소비자 비율은 29.3퍼센트로 집계되어 전체 소비자의 30퍼센트에 육박하는 수준에 다다랐다. 이에 따라 전체 식품 매출에서 제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6.8퍼센트로 상승하며 3년 연속 우상향 흐름을 나타냈다.
이러한 성장은 20대와 30대가 이끌고 있다. 연령대별 관여도를 살펴보면 20대의 구매 비중이 전체 평균 대비 42퍼센트 높게 나타났고 30대 비중 역시 27퍼센트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청년층의 높은 관여도는 제로 음료에 국한되지 않고 간식과 대용식 등 식품군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빠르게 교체되는 마이크로 트렌드의 명암
정보 유통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행이 형성되고 소멸하는 주기 역시 급격히 단축되고 있다. 버터떡이나 젤리 얼려먹기처럼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가 신속하게 사라지는 마이크로 트렌드 상품들이 시장에 연달아 등장한다.
소비자의 순간적인 호기심에 기댄 과도한 자극 마케팅이나 빠르게 바뀌는 유행에 대해 일각에서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나온다. 일시적인 이슈에 휩쓸려 지출을 늘리기보다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을 선별하려는 비판적 인식도 함께 확장되고 있다. 사업을 준비하거나 비즈니스를 기획할 때 일시적 유행과 지속 가능한 고유 가치를 구분하는 안목이 요구된다.
참고
댓글 0개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