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로봇 공학이 빠르게 맞물리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연구실을 나와 생활 공간과 산업 현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는 최신 소프트웨어 모델과 하드웨어 개량을 묶어 실제 사무실 부지와 물류 현장에서 자율 구동 능력을 연달아 보여줬다. 규칙 기반 제어 대신 심층 강화학습과 비전-언어-동작 모델을 써서 복잡한 비정형 환경에 적응한다. 이 글에서는 피규어 AI가 공개한 보행 실증 내용과 세대별 하드웨어 규격, 연간 만 대 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대량 제조 시설 구축 상황을 살펴본다.

실리콘밸리 오피스를 자유롭게 보행하는 피규어 AI 로봇

2026년 9월, 미국 산호세의 피규어 AI 본사에서 안전 하네스나 사람 보조자 없이 이족보행 로봇이 스스로 이동하는 실증 영상이 공개됐다. 로봇들은 건물 안 유리 복도는 물론 야외 중정과 주차장 플라자 같은 복잡한 환경을 지지 와이어 없이 혼자 걸어 다녔다. 기존 로봇 공학에서 흔히 쓰던 수동 하드코딩이나 규칙 기반 제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자연스러운 보행 뒤에는 비전-언어-동작(VLA) 모델인 헬릭스(Helix)와, GPU 기반 물리 시뮬레이터로 돌린 심층 강화학습이 있다. 조명 반사나 바뀌는 경로처럼 환경이 갑자기 달라져도 로봇은 실시간으로 전신 협응과 보행을 스스로 제어하며 적응했다. 다만 이번 영상 속 기종이 Figure 02 개량형인지 차세대 Figure 03인지는 확정되지 않았고, 원격 비상 정지 시스템이 실제로 개입했는지도 공식 문서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피규어 AI는 안전 하네스와 인간 보조자 없이 본사 오피스 공간을 자율 보행하는 기술을 실증했다.

세대별 보행 속도 향상과 하드웨어 규격

피규어 AI의 기술 발전은 세대별 하드웨어 규격에서 잘 드러난다. 피규어 02(Figure 02)의 보행 속도는 2.68 mph로, 1세대 피규어 01(Figure 01)의 0.67 mph보다 훨씬 빨라졌다. 사람의 평균 보행 속도인 3~4 mph에 가까운 수치라, 상업 현장에 투입했을 때 작업 효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하드웨어 정밀도도 크게 나아졌다. 새로 설계한 손은 16도의 관절 자유도(DoF)를 갖춰 사람 수준의 힘과 섬세한 조작을 함께 해낸다. 1세대 피규어 01은 키 약 167.6cm(5피트 6인치), 무게 약 59kg(130파운드)였고, 배터리를 완충해도 연속 사용 시간은 2시간 정도였다. 관절 자유도와 이동 속도가 좋아지면서 정밀 작업을 해낼 수 있는 범위도 크게 넓어졌다.

Figure 02는 보행 속도를 2.68 mph로 높여 1세대 대비 대폭 향상된 이동 능력을 보여주었다.

물류 현장에서 검증된 무인 연속 가동 능력

피규어 AI는 사무실 보행에 이어 실제 물류 현장에서도 무인 연속 작업 능력을 보여줬다. 차세대 로봇 피규어 03(Figure 03) 유닛들은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은 채 3교대로 24시간 연속 작동하는 모습을 라이브로 방송했다. 정해진 테스트베드가 아니라 실전 물류 환경의 압박 속에서 상업 투입 가능성을 보인 셈이다.

특히 외부 지침을 한 번도 바꾸거나 사람이 재설정하지 않고 200시간 동안 택배 소포 총 25만 개를 분류하는 기록을 세웠다. 복잡한 물류 동선 속에서 쉬지 않고 짐을 처리한 이번 테스트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상업 시설에 안전하고 꾸준히 투입하기 위한 현장 검증을 마쳤다.

피규어 AI 로봇은 사람 개입 없이 200시간 동안 25만 개 소포를 분류하며 무인 연속 작업 능력을 입증했다.

대량 생산을 위한 BotQ 제조 시설 연간 생산 용량

피규어 AI는 시제품 제작에서 멈추지 않고 시장 수요에 맞춘 양산 인프라 구축에 들어갔다. 피규어 AI의 1세대 대량 제조 시설인 BotQ 공장은 연간 최대 12,000대의 휴머노이드를 생산할 수 있게 설계됐다. 연구소 단계의 소량 제작에서 상업용 대량 공급 체제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이 생산 능력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들에게서 유치한 투자금과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갖춰졌다. BotQ 공장의 1세대 생산 라인은 앞으로 시장 수요가 늘어나는 데 맞춰 더 확대될 예정이며, 상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급 속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피규어 AI는 자체 공장 BotQ를 구축해 연간 최대 12,000대 규모의 양산 능력을 확보한다.

연구실을 벗어나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휴머노이드

피규어 AI의 최근 행보를 보면 하네스 없는 자율 보행, 연속 가동 능력, 양산 제조 인프라가 한데 모이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수동 제어 대신 강화학습과 VLA 모델로 보행과 전신을 제어하게 되면서 다양한 비정형 산업 현장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연간 12,000대를 생산할 BotQ 공장 구축과 물류 현장의 200시간 연속 작업 실증은 로봇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개발자와 산업계 종사자라면 기술 시연보다는 실제 작업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로봇 인프라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지켜볼 때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