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초파리의 뇌와 중추신경계 전체에 걸친 신경 회로망 구조가 완전히 해독됐다. 구글 연구진과 HHMI 자넬리아 연구소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약 20년간의 연구 끝에 수컷 초파리의 중추신경계 연결 지도를 완성해 학술지 셀에 정식 게재했다. 고해상도 전자현미경 이미지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3차원 신경망으로 재구성한 대규모 작업이다. 복잡한 감각 신호가 어떻게 독특한 행동으로 바뀌는지 추적할 수 있는 지도가 생기면서, 뇌 과학과 인공지능 분야 모두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수컷 초파리 중추신경계 커넥톰 완성
연구진은 약 20년 동안 수컷 초파리의 뇌와 중추신경계 전체 신경 회로를 시각화하는 커넥톰을 구축해 왔다. 수백만 장의 2D 전자현미경 사진을 3D 신경망으로 정확히 맞추고 재구성하는 데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이 쓰였다. 인간 전문가의 정밀한 검수와 AI 기반 복원 시스템이 함께 작동한 덕분에 이전 연구의 한계를 넘는 세밀한 신경 연결 지도가 나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Cell)에 정식 게재됐다.
완성된 커넥톰 데이터를 보면 수컷 초파리의 뇌와 중추신경계 전체에는 16만 6,000개 이상의 뉴런과 약 1억 2,500만 개의 시냅스 연결이 있다. 지금까지 정밀하게 지도화된 생명체 신경망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성적 이형성과 세포 유형 분석
연구진은 수컷 커넥톰을 기존에 분석된 암컷 데이터와 비교해 뇌 구조의 성적 이형성을 자세히 살폈다. 전체 신경세포 유형은 총 11,691개, 자료에 따라서는 11,710개로 파악됐다. 자료마다 집계 방식에 약간 차이는 있지만 1만 2,000종에 가까운 다양성이 확인된 셈이다.
중앙뇌 신경세포 가운데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비율은 약 4.8%였다. 한쪽 성별에만 있는 성 특이적 세포 유형은 262종으로 측정됐다. 암수 모두에게 있지만 시냅스 연결 구조가 다른 성적 이형 세포 유형은 보고서에 따라 114종 또는 138종으로 수치가 엇갈린다. 이런 세포 수준의 분석은 구애나 공격성처럼 성별에 따라 다른 행동 양식을 설명하는 기초 자료가 된다.

오픈소스 도구를 통한 데이터 탐색
연구진은 완성한 대용량 커넥톰 데이터를 연구자 커뮤니티에 전부 공개해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게 했다. 대용량 다차원 시각화 플랫폼인 오픈소스 도구 Neuroglancer를 쓰면 3차원 신경망 지도를 고화질로 볼 수 있다. 구글 연구진이 만든 Neuroglancer는 브라우저에서 다차원 데이터를 렌더링할 수 있어 복잡한 뇌 구조를 파악하기 쉽다.
NeuPrint 플랫폼에서는 뉴런 사이의 세부 시냅스 연결 정보와 주석 데이터를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다. 암수 커넥톰 비교 데이터셋은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고, 주석이 달린 전체 연결 정보로 자체 신경망 분석 연구를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뇌 연구와 AI 개발에 주는 시사점
수컷 초파리 커넥톰이 완성되면서 외부 감각 자극이 내부 처리를 거쳐 운동 행동으로 나오기까지의 신호 전달 과정 전체를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신경 신호가 시냅스를 거쳐 어떻게 전달되는지 직접 검증할 수 있으니, 복잡한 생물학적 행동을 제어하는 신경 메커니즘 연구도 크게 빨라질 전망이다.
생물학적 뇌 회로가 보여 주는 높은 에너지 효율과 신호 처리 능력은 앞으로 인공지능 신경망 구조를 설계하는 데도 중요한 힌트가 된다. 수만 개의 신경세포가 만드는 정교한 제어 루프를 분석하면 더 적은 파라미터로 높은 효율을 내는 차세대 AI 알고리즘과 뇌 모사 신경망 개발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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